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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머의 반관료제론 & 폭스와 밀러의 담론이론에 관하여

행정가로서의 공부

by woo_yuriblue 2022. 7. 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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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머(D.Farmer)는 성찰적 해석 방법에 의거해 근대성과 탈근대성이라는 두 개의 렌즈를 사용해 행정이론을 해석하고 있다. 그는 관료제도를 중심으로 한 근대 행정이론을 과학주의, 기술주의, 기업주의 등으로 규정하면서 이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관료제를 중심으로 한 근대 행정이론의 비판적 해석에 기초해 파머는 포스트모더니즘 행정이론을 상상, 해체, 탈영역화, 타자성 등을 중심으로 제시하고 있다.

파머(Farmer,1995)에 따르면 지금까지 행정을 둘러싼 우리의 언어는 모더니스트적 사고방식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그것은 내생적인 논리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포스트모더니즘의 네 가지 특징이 이 한계를 넘어서 행정에 대해 새롭게 사고할 수 있게 한다고 주장한다.

(1) 상상 

상상은 단순히 마음속으로 오감을 활용하여 형상화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관점에 따른 '가능성'을 의미한다. 모더니티의 전형인 베버의 관료제 모형에서는 합리성이 인간 사고의 촉매적 역할을 하듯이 포스트모더니스트에서는 '상상'이 인간 사고의 촉매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 해체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이 해체는 텍스트의 근거를 파헤쳐 보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해체는 특정한 상황에서의 텍스트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해체는 모더니스트적인 행정이론과 실제 뿐만 아니라 포스트모더니티에서 구성된 설화들을 파괴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여기서 해체의 대상인 '설화'의 예를 들면 "합리화가 인간의 진보와 같다"라든지 "경제의 발전이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다"라는 식의 명제들이다. 행정이론과 실제는 일정한 설화에 의하여 지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행정은 객관적으로 연구될 수 있다"라는 말도 하나의 설화이고 "행정의 실무는 능률적이어야 한다"라는 것도 하나의 설화라는 것인데, 이러한 설화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해체해 보면 그러한 설화의 근거가 불확실해지면서도 동시에 설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할 수 있다.

파머는 우리가 세상의 모습이라고 믿는 것은 사실은 온통 이미지의 표상에 불과한데, 이렇게 보이는 것이 진실이 아닌 상황에서 객관성이나 실증주의를 추구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반문한다. 그보다는 포스트모더니스트처럼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깨닫는 상황의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3) 탈영역화

탈영역화는 지식과 학문의 영역간에 경계가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포스트모더니티에서의 모든 지식은 그 성격과 조직에서 그 '고유' 영역이 해체된다.

학문 분과들과 전문 영역간의 장벽이 무너짐에 따라 행정학의 구조도 붕괴되고 있다. 모더니티에서 지식의 구조는 뿌리를 중심으로 통합되어 있으면서 나뭇가지 모양으로 갈라져 학문 영역이 위계질서를 이루었으나 포스트모더니티에서는 뿌리줄기 모형으로 뿌리는 없고 지식은 분산화 되어 있으며 다원적 차별성을 인정하게 된다. 탈영역화가 시사하는 것은 지금까지 행정학의 고유영역이라고 생각되던 지식의 성격이 변화하고 행정조직도 비계층적이고 탈관료제화된 모습을 나타내게 될 것이라고 본다.

 

폭스와 밀러(Fox&Miller)는 현상학과 구조화이론에 기초를 둔 구성주의를 통해 관료제도를 인식론적으로 비판하고 있으며, 이에 기초하여 관료제의 대안으로 담론 이론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관료제도의 기초가 되는 환류모형에 입각한 민주주의 개념, 즉 대의민주주의의 한계와 문제점을 비판한 다음에 그 대안으로 참여적 공동체주의, 입헌주의, 담론주의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 세 가지 대안 중에서도 특히 담론이론이 관료제도의 대안으로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폭스와 밀러는 행정기구를 담론의 장소로 본다. 따라서 정책결정을 위한 토론과정을 민주화하는 담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행정학에 적용된 담론이란 억압적 지배로부터 자유로운 사회적 교류의 형성물로서, 그 안에서 벌어지는 공적인 대화의 목표는 공익의 증진이다. 진정한 담론이 중요하며 이는 두 가지 의의를 지닌다고 한다. 담론은 현재 성행하고 있는 관행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대안적 시각'이다. 또한 담론은 그러한 관행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향해야 하는 그러면서도 원칙적으로 실현가능한 '이상'이다.

 

행정학의 중심적 관심사는 전문성 혹은 기술보다는 담론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한다.

담론은 현상유지를 비판하고 거버넌스의 과정에서 개인의 연계를 형성하고 결집시키며 역동적인 대화를 도모하는 특수한 수단으로 승화될 수 있다. 공공의 영역은 에너지의 장으로 변화하고 그 안에서 정책결정은 합리적 분석이 아닌 국민이 나누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포착하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공직자는 위계구조의 명령계통을 잇는 대체가능한 연결고리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담론을 통한 공공의 의지를 실현하는데 있어 역동적인 참여자로서 활약하게 되는 것이다.

 

담론이론의 핵심은 논증적 행위에 있다. 그것은 관료제도 안에서의 반복적, 습관적 행위나 공공선택에 기초한 혁신이론에서 볼 수 있는 경쟁을 통한 합리적 행위와도 다르다. 논증적 행위를 강조하는 행정담론은 그것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평등한 의사소통을 강조하기 때문에 엘리트들 사이의 경쟁을 강조하는 다원주의적 시장이론이나 계층제적 이론보다 더 좋은 이론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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