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더니티 행정이론

♣ 포스트모더니즘의 의의와 지적 특성과 관련하여,

 

포스트모더니즘은 산업화 이후 사회의 특성, 즉 탈근대성을 설명하는 하나의 관점 또는 이론을 지칭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의 합리주의에 대한 회의, 즉 과학주의와 기술주의의 한계와 부작용을 비판하면서 등장한 사조이다.

르네상스 이후 15~17세기를 거치면서 등장한 근대성은 뉴턴식, 기계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성과 과학의 힘을 중시하며, 인류역사의 진보와 낙관적인 미래를 가정하며, 인류의 무한한 발전과 행복을 가져올 수 있다는 믿음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인간사회는 눈부신 과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행착오와 퇴보를 경험해 왔으며, 모더니즘의 관점과 시각에서 예견하였던 많은 상황을 실현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점차 미래에 대한 확신도 갖지 못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게 되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18세기 이후 300여년간 서구 사회를 지배해 온 근대주의 사조의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하나의 대안적 사조로서, 모더니즘 관점의 이성중심주의, 합리주의, 진보주의를 극복하려는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적 사고방식의 특징으로는 탈경험성, 다양성, 다원성, 우연성, 탈규제성, 분산성, 불확정성, 탈규격성, 탈연속성 등을 들 수 있다.

 

 

관료제로 상징되는 전통적 행정학은 모더니티의 가정들을 수용하고 있는 전형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합리성을 추구하는 모더니티는 전통적 행정학의 기초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 행정학은 모더니티의 두드러진 특징인 합리성의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합리성으로부터 도출된 명제들이 한계에 부딪치는 만큼 행정이론이 반대명제와 모순이라는 한계를 갖게 된다. 포스트모더니티의 행정이론은 이와 같은 한계를 지닌 전통적 행정이론에 대한 회의와 비판을 반영하는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용어는 대체로 두 가지로 분류되어 사용되고 있다. 하나는 새로운 시대를 묘사하는 용어로서, 다른 하나는 새로운 인식론을 의미하는 용어로써 사용되고 있다.

우선 과거에 통합, 통일성, 집중화, 경직성, 전체주의화 등이 유행하던 모더니즘의 시대에 대응하여 새로이 등장하고 있는 시대에는 분산, 다양성, 분권화, 유연성, 무작위성 등이 중요시 되고 있는데, 이 시기가 바로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라는 것이다. 또 다른 의미의 포스트모더니즘은 실증주의 및 구조주의에 대한 비판 및 반성으로 등장한 하나의 새로운 인식론으로 사용되고 있다. 즉 후기실증주의 뿐만 아니라 후기 구조주의 철학과 동일시된다.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 실증주의 인식론의 다음과 같은 특징을 비판한다.

1. 실증주의 인식으로는 현실을 절대적으로 유일한 것이며 실체적인 것으로 본다.

2. 탐구의 과정은 가치중립적이다.

3. 관찰자와 관찰대상은 서로 독립적이다.

4. 시간 및 공간을 초월하는 일반적 이론 또는 보편적 이론을 추구한다.

5. 결과에 선행하는 또는 동시에 발생하는 원인이 실재한다. 사회과학에서 실증주의란, 모든 사회현상 간에는 규칙성 및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믿으며 연구자는 이들을 발견하여 사회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하여야 한다는 사조를 말한다. 실증주의는 사회적 맥락에 대한 고려 없이 보편적 이론을 발견하려고 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이러한 실증주의적 사고와 접근방법을 배격한다. 바로 상대주의 및 다원주의적 세계관을 기본관점으로 하여 특정한 사회적 맥락에 따라 현실에 대한 해석은 달라질 수 있고 심지어 같은 맥락 속에서도 현실에 대한 해석은 다양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요약하면, 포스트모더니즘은 인간의 이성과 과학의 무한한 힘을 믿었던 데카르트 이후의 근대적 세계관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전체성 해체, 독자적 개체의 인정, 주체와 객체의 구별 해소 등 한 마디로 '해체'와 '해방'을 의미하고 있다.

 

이러한 포스트모더니즘의 지적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포스트모더니즘은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객관적 사실이 있다고 보는 객관주의를 배척하고 사회적 현실은 우리들의 마음속에서 구성된다고 보는 구성주의를 지지한다.

2. 포스트모더니즘의 세계관은 상대주의적이며 다원주의적인 것이다. 보편주의와 객관주의를 추구하는 것은 헛된 꿈이라고 비판하고 지식의 상대주의를 주창한다.

3. 포스트모더니즘은 해방주의적 성향을 지닌다. 개인들은 조직과 사회적 구조의 지시와 제약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서로 상이성을 인정한 위에서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들은 모든 의미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존재라고 한다. 그들은 인위적 계서제와 구조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서로 다를 수 있으며 각자가 특유의 개성을 가질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포스트모더니즘의 관점에 기초하여 행정학에서 근대를 상징하는 관료제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포스트모더니즘 행정이론이다. 포스트모더니즘 행정이론으로는 파머(D.Farmer)가 제시한 반관료제론과 폭스와 밀러의 담론이론 등이 있다.

 

지식기반경제가 도래함에 따라 정보와 지식의 경제적 가치와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지게 되고, 사회적으로는 디지털 언어와 쌍방향 통신의 발전으로 사회적 관계와 문화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또한 세계화가 추진되면서 전 세계적 경제체제는 상호의존적이 되고 있다. 그리고 국내적으로는 1980년대 이후 본격화된 정치, 사회적 민주화와 1990년대 이후 도입된 지방자치제가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초래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